"아버지한테 5천만 원, 어머니한테 5천만 원. 그러면 1억까지는 괜찮은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이게 증여세에서 가장 많이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에요. 세법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각각의 사람으로 보지 않고 '직계존속'이라는 하나의 묶음으로 봅니다.
그래서 누구에게 받든 10년 동안 합쳐서 5천만 원까지만 공제됩니다. 조부모까지 포함해서요.
관계별 공제 한도부터 정리하면
| 증여한 사람 | 10년간 공제 한도 |
| 배우자 | 6억 원 |
| 직계존속 (부모·조부모) | 5천만 원 (받는 사람이 미성년이면 2천만 원) |
| 직계비속 (자녀·손자녀) | 5천만 원 |
| 그 밖의 친족 | 1천만 원 |
여기서 최근에 바뀐 게 하나 있습니다. 마지막 줄의 '그 밖의 친족' 범위가 예전에는 6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이었는데, 4촌 이내 혈족과 3촌 이내 인척으로 좁혀졌습니다. 범위 밖이면 공제 자체가 없습니다.
묶음별로, 10년 단위로 셉니다
공제는 증여한 사람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그룹 단위로 적용됩니다. 배우자 그룹 6억, 직계존속 그룹 5천만, 직계비속 그룹 5천만, 기타 친족 그룹 1천만. 이렇게요.
그리고 10년 누적입니다. 2020년에 부모님께 3천만 원을 받았고 올해 다시 3천만 원을 받는다면 합계 6천만 원이 되어, 5천만 원을 넘는 1천만 원에 세금이 붙습니다.
거꾸로 말하면 10년이 지나면 한도가 다시 열립니다. 그래서 증여는 금액만큼이나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자녀가 어릴 때 2천만 원, 성년이 된 뒤 5천만 원, 다시 10년 뒤 5천만 원 하는 식으로 나누는 계획이 실제로 많이 쓰입니다.
결혼하거나 아이를 낳으면 1억이 더 붙습니다
2024년부터 생긴 제도입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각 2년 이내, 또는 자녀의 출생일이나 입양일부터 2년 이내에 직계존속에게 받은 재산은 최대 1억 원까지 추가로 공제됩니다.
기본 공제 5천만 원과는 별개예요. 그래서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1억 5천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신혼부부가 양가에서 받는다고 하면 합쳐서 3억까지 세금 없이 가능해지는 셈이죠.
주의할 점 하나. 혼인 공제와 출산 공제를 둘 다 받을 수는 있지만 합쳐서 1억 원이 한도입니다. 결혼할 때 1억을 다 썼다면 출산 때는 추가로 받을 게 없습니다.
한도를 넘으면 세율이 어떻게 되나
공제를 빼고 남은 금액에 누진세율이 적용됩니다.
| 과세표준 | 세율 | 누진공제 |
| 1억 원 이하 | 10% | 없음 |
| 5억 원 이하 | 20% | 1천만 원 |
| 10억 원 이하 | 30% | 6천만 원 |
| 30억 원 이하 | 40% | 1억 6천만 원 |
| 30억 원 초과 | 50% | 4억 6천만 원 |
참고로 조부모가 손자녀에게 바로 물려주는 세대생략 증여는 산출세액에 할증이 붙습니다. 한 세대를 건너뛰는 만큼 더 무겁게 매기는 구조예요.
신고는 3개월 안에
증여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합니다. 홈택스에서 온라인으로 되고, 받은 사람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방문해도 됩니다.
기한 안에 신고하면 산출세액의 3%를 깎아줍니다. 반대로 넘기면 무신고 가산세와 납부지연 가산세가 붙고요.
세금이 없어도 신고해두는 게 나은 이유
공제 한도 안이라 낼 세금이 0원이면 신고를 건너뛰기 쉽습니다. 그런데 해두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나중에 집을 살 때 자금출처 조사를 받게 되면 그 돈이 어디서 왔는지 소명해야 합니다. 이때 신고 기록이 있으면 한 줄로 정리되지만, 없으면 통장 내역을 뒤져가며 설명해야 하죠. 증여 시점의 금액이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도 나중에 도움이 됩니다.
빌린 돈이라면 빌린 티를 내야 합니다
가족끼리 돈이 오갈 때 "증여가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차용증을 쓰고, 이자를 실제로 주고받고, 원금을 정해진 날짜에 갚은 기록이 남아야 합니다. 종이만 써두고 한 번도 갚지 않으면 사실상 증여로 보게 됩니다. 이자율을 얼마로 할지, 원금을 어떻게 나눠 갚을지는 금액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습니다.
증여세는 한도만 외워서는 답이 안 나옵니다.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나눠서 주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지거든요. 금액이 큰 편이라면 계좌를 옮기기 전에 한 번 상담을 받아보는 편이 결국 싸게 먹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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